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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새미로 — 나누지 않고 생긴 그대로

터키옥13 2026. 8. 1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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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도자기 하나를 본 적이 있다. 금 간 자리도, 이가 빠진 자리도 없이, 처음 구워졌을 때 그 모습 그대로 온전한 그릇이었다. 깨졌다가 이어붙인 흔적도, 억지로 다듬은 자국도 없었다. 우리말에는 그렇게 나누거나 손대지 않고 생긴 그대로 온전한 것을 이르는 말이 있다. 온새미로. 갈라지거나 쪼개지지 않고, 자연 그대로.

'온'이라는 온전함

'온'이라는 글자는 우리말에서 '전부', '전체'를 뜻한다. 온종일은 하루 전체를, 온몸은 몸 전체를 가리킨다. 온새미로의 '온' 역시 마찬가지다. 무언가를 쪼개거나 나누지 않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로 이어진 상태를 말한다.

'새미'는 샘, 즉 물이 솟는 근원을 뜻한다는 풀이가 있다. 그러니 온새미로는 그 근원에서부터 나뉘지 않고 이어진 것, 손대지 않은 원래의 모습 그대로를 뜻하는 말이 된다. 자연이 만든 그대로, 사람의 손이 닿기 전 그 모습 그대로.

 

나누어야 이해된다는 착각

우리는 자주 무언가를 이해하기 위해 쪼갠다. 문제를 잘게 나누어 분석하고, 감정을 원인별로 분류하고, 사람을 성격 유형으로 구분한다. 그것이 틀린 방법은 아니지만, 나누는 과정에서 종종 놓치는 것이 있다. 나누기 전에 그것이 본래 하나였다는 사실, 온새미로였다는 사실이다.

한 사람의 인생도 그렇다. 좋았던 시절과 힘들었던 시절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마치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 사람의 인생은 애초에 온새미로다. 기쁨과 슬픔이, 성공과 실패가 나뉘지 않고 하나로 이어진 하나의 흐름이다.

 

나이 들며 되찾는 온전함

젊을 때는 삶을 자꾸 쪼개려 했다. 일과 가정을 나누고, 나와 남을 나누고, 성공한 시기와 실패한 시기를 나누어 각각에 이름을 붙였다. 그런데 이 나이가 되어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 그렇게 나누었던 조각들이 사실은 하나로 이어져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힘들었던 시절이 없었다면 지금의 단단함도 없었을 것이고, 실패가 없었다면 지금의 지혜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온새미로라는 말은 인생 후반부에 더 깊이 다가온다. 지나온 모든 순간을 나누고 평가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하나의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것. 좋았던 것도 나빴던 것도 모두 나의 온새미로였음을 인정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온전해지는 길이다.

 

오늘 나에게 건네는 질문

  • 나는 지금까지의 삶을 좋은 부분과 나쁜 부분으로 나누어 보는 편인가, 아니면 하나의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편인가?
  • 억지로 나누고 평가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이고 싶은 나의 어떤 시절이 있을까?
  • 지금 내 삶에서 온새미로, 즉 손대지 않아도 이미 온전한 것은 무엇일까?

     쪼개야 알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쪼개지 않아야 보이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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