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묻어둔 것
누구나 한 번쯤, 무언가를 깊이 숨겨본 적이 있을 겁니다. 잃어버릴까 봐, 망칠까 봐, 빼앗길까 봐. 가장 아끼는 것일수록 우리는 더 깊은 곳에 둡니다. 서랍 안쪽, 마음 안쪽, 때로는 아무도 모르는 땅속에.
오늘 이야기에는 자기 몫을 땅에 묻은 사람이 나옵니다. 게을러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두려웠습니다.
먼 길을 떠나는 주인이 있었습니다. 떠나기 전, 그는 세 명의 일꾼을 불러 자기 재산을 맡겼습니다. 한 사람에게는 다섯, 한 사람에게는 둘, 또 한 사람에게는 하나. 각 사람의 능력에 따라 나누어 주었다고, 성경은 적고 있습니다. (달란트는 그 시절 한 사람이 이십 년을 일해야 모을 수 있는 큰돈이었습니다. 하나라도 결코 작은 몫이 아니었습니다.)
다섯을 받은 사람은 곧 그것을 가지고 움직였습니다. 사고팔고, 시도하고, 또 다섯을 남겼습니다. 둘을 받은 사람도 그렇게 해서 둘을 더 얻었습니다.
하나를 받은 사람은 달랐습니다. 그는 땅을 팠습니다. 그리고 자기 몫을 그 안에 고이 묻었습니다. 잃지 않으려고. 그대로 지키려고.
오랜 시간이 흘러 주인이 돌아왔습니다. 셈을 하는 자리에서, 앞의 두 사람은 자기가 남긴 것을 내놓았습니다. 주인은 같은 말로 그들을 맞았습니다. "잘했다, 착하고 신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신실했으니 이제 큰 것을 맡기겠다. 들어와 나의 기쁨을 함께 누리자."
마지막 사람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는 흙이 채 마르지 않은 한 덩이를 내밀며 말했습니다. "저는 당신이 굳은 분이라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땅에 감추어 두었습니다. 보십시오, 여기 당신의 것이 그대로 있습니다."
그대로. 받은 그대로. 잃은 것도 없지만, 자란 것도 없는 그대로.
우리는 이 이야기를 오래도록 '성과에 대한 이야기'로 읽어 왔습니다. 더 많이 남긴 사람이 칭찬받고, 그러지 못한 사람이 책망받는 이야기로요.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건 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건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세 번째 사람이 자기 몫을 묻은 이유를 들어보세요. "당신이 무서웠습니다." 그는 주인을, 거두지 않은 데서 거두고 심지 않은 데서 모으는 가혹한 사람으로 그렸습니다. 그 무서운 상(像) 앞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움츠리는 것뿐이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앞의 두 사람은 같은 주인을 그렇게 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들에게 주인은 맡기는 사람이었고, 함께 기뻐할 사람이었습니다. 같은 주인인데, 마음에 품은 그림이 이토록 달랐습니다. 그리고 그 그림이, 각자의 손이 한 일을 갈랐습니다.
두려움은 우리를 게으르게 만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지런히 땅을 파게 합니다. 다만 그 부지런함의 방향이 '지키는 쪽'으로만 향할 뿐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가진 것을 세는 데 익숙해집니다. 남은 시간, 남은 기운, 남은 기회. 세다 보면 자꾸 조심스러워집니다. 새로 시작하기보다 지키고 싶어지고, 내어 보이기보다 감추고 싶어집니다. 혹시 늦었을까 봐, 혹시 우습게 보일까 봐, 혹시 망칠까 봐.
그 마음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살아온 시간이 가르쳐 준 신중함이니까요. 다만 이 이야기는 조용히 묻습니다. 우리가 지키려는 그것은, 묻어두면 정말 지켜지는 걸까요?
땅에 묻힌 달란트는 잃어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아무것도 되지 못했습니다. 누구의 손도 잡지 못했고, 어떤 빛도 보지 못했습니다. 가장 안전한 곳에서, 가장 외롭게 있었습니다.
당신 안에도 묻어둔 것이 있을지 모릅니다. 한때 잘하던 일,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던 이야기, 다시 배워보고 싶던 무엇. 그것을 꺼내는 데 거창한 결과가 필요한 건 아닙니다. 이 이야기에서 주인이 본 것은 남긴 액수의 크기가 아니었습니다. 다섯을 남긴 사람과 둘을 남긴 사람은 한 글자도 다르지 않은, 똑같은 칭찬을 들었으니까요. 주인이 기뻐한 것은, 그들이 받은 것을 손에 쥐고 살아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오늘, 세 가지를 나누어 봅니다.
하나. 당신이 '잃을까 봐' 깊이 묻어둔 것은 무엇인가요. 그것을 묻게 만든 두려움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둘. 당신 마음속 주인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나요. 맡기고 함께 기뻐하는 분인가요, 아니면 거두기만 하는 무서운 분인가요. 그 그림은 어디서 왔을까요.
셋. 오늘, 아주 작게라도 다시 꺼내어 햇빛을 보여줄 수 있는 '한 달란트'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