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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처녀 이야기

by 터키옥13 2026.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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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당신의 등불에는 기름이 채워져 있습니까?

​유대 마을의 밤은 짙고 깊습니다. 밤하늘의 별빛만이 유일한 길잡이가 되어주는 그 고요한 밤, 마을 어귀에는 설레는 마음으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열 명의 처녀가 있었습니다. 바로 혼인 잔치의 주인공, 신랑을 맞이하기 위해서였지요.
​손에는 저마다 예쁜 등불을 들고 있었습니다. 신랑이 오면 환하게 불을 밝혀 잔치 자리로 안내할 참이었습니다. 하지만 신랑의 발걸음은 생각보다 더뎠습니다. 초저녁의 들뜬 마음은 어느새 무거운 눈꺼풀에 밀려나고, 꾸벅꾸벅 졸던 열 명의 처녀들은 이내 모두 깊은 잠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인생처럼, 때로 기다림의 시간은 지루하고 피곤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칠흑 같은 한밤중, 정적을 깨는 외침이 들려옵니다.
​"보라, 신랑이로다! 맞으러 나오라!"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깬 처녀들은 황급히 자신들의 등불을 챙겼습니다. 하지만 불을 밝히려는 순간, 조용히 운명이 갈라졌습니다. 등불의 심지가 가물가물 타들어가며 꺼져가는 것을 발견한 다섯 처녀의 얼굴에는 하얗게 질린 당황스러움이 번졌습니다. 그들은 등불만 화려하게 꾸몄을 뿐, 불을 계속 타오르게 할 여분의 **'기름'**을 준비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반면, 보이지 않는 그릇에 넉넉히 기름을 채워두었던 다른 다섯 처녀는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차분히 심지를 돋우고 기름을 부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환하게 불을 밝히며 기쁨으로 신랑을 맞이하러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기름을 조금만 나누어 달라는 미련한 처녀들의 다급한 부탁은 거절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기름을 구하러 허둥지둥 어둠 속을 헤매는 사이, 혼인 잔치의 문은 굳게 닫히고 말았습니다. 한 번 닫힌 문은 다시 열리지 않았지요.

​이 짧은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용하지만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 내 영혼의 등불을 밝힐 기름은 넉넉한가?"
​이야기 속의 '기름'은 위기의 순간에 갑자기 돈을 주고 사거나, 누군가에게 급히 빌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평범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주님과 나누는 깊고 친밀한 교제, 남몰래 흘린 기도의 눈물, 그리고 이웃을 향해 베푼 작은 사랑의 시간들입니다. 누구도 대신 채워줄 수 없는, 오직 나와 하나님 사이에서만 쌓아갈 수 있는 진실한 흔적들이지요.
​우리는 종종 겉으로 번듯해 보이는 등불의 모양에만 신경 쓰느라, 정작 그 불을 오래도록 타오르게 할 내면의 기름통을 텅 비워두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모두가 잠든 것 같은 깊은 밤, 진정으로 우리를 빛나게 하는 것은 남들에게 보이는 외형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준비해 둔 영혼의 기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화려한 등불을 자랑하기보다는 내 영혼의 빈 그릇에 기도의 기름, 감사와 사랑의 기름을 한 방울씩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마침내 캄캄한 밤을 깨우는 신랑의 음성이 들려올 때, 환한 미소와 따뜻한 빛으로 그분을 맞이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