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한 자는 무슨 값을 가지고 지혜를 사겠느냐 지혜를 얻을 마음이 없느니라 (잠언 17:16)
시장 좌판에 값비싼 물건을 늘어놓아도,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저 돌덩이일 뿐입니다. 돈을 아무리 손에 쥐고 있어도, 살 마음이 없다면 그 돈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솔로몬은 이 짧은 잠언 하나로, 우리가 가진 것과 우리가 원하는 것 사이의 어긋남을 정확히 짚어냅니다.

손에 쥔 것과 마음에 없는 것
지혜는 시장에서 파는 물건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종종 지혜를 살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좋은 책을 사고, 유익한 강의를 듣고, 경험 많은 이의 말을 귀담아듣는 것—이 모든 것이 지혜를 "살 수 있는 값"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정작 마음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것을 손에 쥐어도 삶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인생을 오래 살아본 사람일수록 이 진리를 뼈저리게 압니다. 젊을 때는 몰라서 실수하지만, 나이 들어서는 알면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문제는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마음의 방향입니다.
배움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
자녀에게, 혹은 후배에게 좋은 말을 해준 적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그 말이 열매를 맺지 못하는 걸 지켜본 적도 많으셨을 겁니다. 왜일까요. 지혜는 정보 전달로 심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받아들일 마음의 밭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씨앗도 뿌리내리지 못합니다.
이것은 우리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나이가 들면서 "이제 웬만한 건 다 안다"는 마음이 생기기 쉽습니다. 그러나 진짜 위험한 것은 무지가 아니라, 더 배우고 바뀔 마음을 닫아버리는 것입니다. 몸은 노년을 향해 가도, 마음의 문은 열려 있어야 지혜가 들어올 자리가 생깁니다.
값을 치를 준비, 마음을 열 준비
지혜를 얻는다는 것은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내 생각과 습관을 기꺼이 내려놓겠다는 결단입니다. 그 결단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조언도, 아무리 많은 경험도 그냥 스쳐 지나갈 뿐입니다.
하나님 앞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씀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 문제는 말씀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그 말씀을 삶으로 받아들일 마음이 준비되어 있느냐입니다.
묵상을 위한 질문
- 나는 지금 무언가를 배우려 하면서도, 정작 마음은 닫아둔 채 형식만 갖추고 있지는 않은가?
- 지난 한 해 동안, 알면서도 바꾸지 않은 습관이나 태도가 있다면 무엇인가?
- 오늘 하루, 내 삶에 지혜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마음의 밭을 어떻게 일굴 수 있을까?
손에 쥔 값보다, 열려 있는 마음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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