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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야기29

잠잠하고 참고 기다리라 — 시편 37편 6~7절 "그가 네 공의를 빛 같이 나타내시며 네 의를 정오의 빛 같이 하시리로다 여호와 앞에 잠잠하고 참고 기다리라 자기 길이 형통하며 악한 꾀를 이루는 자로 말미암아 불평하지 말지어다" [시편 37:6~7]동창회에 다녀온 날이었다. 정직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던 사람인데, 요령 있게 살아온 친구의 형편이 훨씬 넉넉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음 한구석이 자꾸 뒤틀렸다. "나는 뭘 위해 그렇게 아등바등 바르게 살았나." 입 밖으로 꺼내지는 못했지만, 그 밤 내내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질문이었다.시편 기자도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악한 꾀를 부리는 자의 길이 형통한 것을 보며 속이 끓었다. 그런데 그가 내린 결론은 뜻밖이다. "잠잠하고 참고 기다리라."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것도, 상대를 심판해달라는 것도 아니었.. 2026. 7. 21.
고난 속에서 본이 되다 한 사람의 인생을 오래 지켜보면,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보다 어떤 얼굴로 어려움을 통과했는지가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데살로니가 교회 성도들이 그러했습니다. 바울은 그들에게 화려한 신학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삶을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많은 환난 가운데서도 성령의 기쁨으로 말씀을 받아, 마게도냐와 아가야의 모든 믿는 자에게 본이 되었다고 성경은 말합니다.환난과 기쁨은 함께 온다이 구절이 놀라운 이유는, 환난과 기쁨을 나란히 두었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기쁨을 고난이 끝난 다음에 오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데살로니가 성도들의 기쁨은 고난이 사라져서 온 것이 아니라, 고난 한가운데서 성령으로부터 온 것이었습니다. 인생의 후반부를 살아가다 보면 이 .. 2026. 7. 21.
등불을 들고 잃은 드라크마 비유, 잊혀진 것에 관하여 여인에게는 열 드라크마가 있었다.그중 하나를 잃어버렸다. 은전 한 닢. 전 재산의 십분의 일이었다.그는 등불을 켰다. 빗자루를 들었다. 집 구석구석을 쓸며 찾기 시작했다. 어두운 방바닥을, 문틈을, 가구 밑을. 날이 밝을 때까지 그렇게 찾았다.열 개 중 하나누가복음 15장의 짧은 비유다. 앞뒤로 잃은 양 이야기와 돌아온 아들 이야기가 붙어 있어서, 세 이야기 중 가장 짧고 조용하게 지나가기 쉽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는 다른 두 이야기에 없는 것이 하나 있다.양은 스스로 걸어서 길을 잃었다. 아들은 스스로 걸어서 집을 떠났다. 둘 다 저마다의 이유로, 저마다의 발로 멀어졌다.하지만 드라크마는 다르다. 은전은 스스로 구르지 않는다. 아무 의지도, 잘못도 없이 그저 어딘가 떨어졌을 뿐이다. 어두운 구석에 박혀.. 2026. 7. 19.
상 아래 떨어지는 부스러기 — 수로보니게 여인의 믿음 두로 지방, 유대인들에게는 이방인의 땅이라 불리던 곳. 한 여인이 소문을 듣고 달려옵니다. 예수라는 분이 이 근처에 오셨다는 소문이었습니다. 그녀에게는 귀신 들린 어린 딸이 있었습니다. 밤마다 몸부림치는 아이를 붙잡고 지새운 날이 얼마였을까요. 그녀는 유대인도 아니었고, 초대받은 손님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문밖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이방 여인이었습니다.그녀는 예수님께 나아와 소리쳤습니다. "주여,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런데 돌아온 것은 침묵이었습니다. 제자들은 그녀를 돌려보내라 청했고,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 외에는 다른 데로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노라." 그래도 그녀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무릎을 꿇고 다시 구합니다. "주여, 저를 도우.. 2026. 7. 19.
두 개의 얼굴 시장 골목을 지나다 보면 가끔 이런 사람을 만납니다. 남의 물건을 슬쩍 밀치고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사람, 줄을 새치기하고도 오히려 큰소리를 내는 사람. 그 얼굴에는 부끄러움의 그림자조차 없습니다.잠언 기자는 이런 모습을 정확히 짚어냅니다."악인은 그 얼굴을 굳게 하나 정직한 자는 자기의 행위를 삼가느니라" (잠언 21:29)같은 하루를 살아도, 저녁에 자기 얼굴을 마주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한 사람은 낮의 잘못을 덮고 굳은 얼굴로 다음 날을 맞습니다. 다른 사람은 낮의 걸음을 되짚으며 조용히 자신을 살핍니다.굳어진 얼굴, 그 이면의 두려움'얼굴을 굳게 한다'는 표현은 단순한 뻔뻔함이 아닙니다. 원어의 뉘앙스는 오히려 '방어벽을 친다'에 가깝습니다. 자기 행동을 돌아보는 순간 무너질까 봐, .. 2026. 7. 19.
베드로,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서다 새벽닭이 울었다. 그 소리를 들은 순간 베드로는 얼어붙었다. 불과 몇 시간 전, 그는 스승 앞에서 큰소리를 쳤었다. "모두가 주를 버릴지라도 저는 결코 버리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화롯불 곁에 선 그의 입에서는 세 번이나 같은 말이 흘러나온 뒤였다.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성경은 이 장면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가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한 문장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밖에 나가서 심히 통곡하니라." (마태복음 26:75)큰소리쳤던 사람의 부끄러움베드로는 결코 나약한 사람이 아니었다. 갈릴리 어부 출신으로 거친 파도와 씨름하며 살아온 그는, 열두 제자 중에서도 가장 앞장서서 말하고 가장 먼저 나서던 사람이었다. 물 위를 걷겠다고 배에서 뛰어내린 것도, 검을 뽑아 든 것도 베드로였다.그런 그.. 2026.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