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성경이야기39 우물 가 의 여인 낮 열두 시, 해가 가장 뜨거운 시각이었다. 다른 여인들은 모두 이른 아침, 서늘한 공기 속에서 물동이를 이고 우물가로 나왔다가 이미 집으로 돌아간 뒤였다. 그런데 한 여인이 홀로, 아무도 없는 시간을 골라 수가 성 우물로 걸어오고 있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녀에게는 다섯 번의 결혼과 한 번의 동거라는, 마을 사람 모두가 알고 수군거리는 사연이 있었다. 그림자도 없이 내리쬐는 햇볕 아래, 그녀는 오히려 안전했다. 아무도 마주치지 않을 시간이었으니까. 거기, 그 뜨거운 정오에 한 사람이 먼저 와 앉아 있었다. 목마름을 아는 사람예수는 그녀에게 물을 청한다. "물을 좀 달라." 지치고 목마른 여행자의 평범한 부탁처럼 들리지만, 이것은 낯선 남자가 사마리아 여인에게 말을 건다는 것 자체로 .. 2026. 7. 15. "작은 방, 큰 믿음" 살다 보면 누군가를 위해 아무 조건 없이 문을 열어주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작은 환대가 훗날 얼마나 큰 은혜로 돌아올지, 그때는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오늘은 열왕기하 4장에 나오는 수넴 여인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수넴이라는 마을에 살던 한 부유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엘리사가 그 동네를 지날 때마다 그를 청하여 식사를 대접했습니다. 그저 한두 번의 호의로 그칠 수도 있었을 텐데, 이 여인은 남편에게 이렇게 제안합니다. "내가 저 사람은 항상 우리에게로 지나가는 거룩한 하나님의 사람인 줄 아노니, 우리가 그를 위하여 작은 방을 담 위에 만들고 침상과 책상과 의자와 촛대를 준비하사이다"(왕하 4:9-10). 대가를 바라지 않은 순수한 섬김이었습니다. 엘리사는 그 은혜를 갚고 싶어 .. 2026. 7. 15. 발치에 앉은 시간 베다니의 작은 집 마당에 저녁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습니다. 부엌에서는 그릇 부딪히는 소리와 화덕의 열기가 뒤섞여 분주했고, 마르다는 손님상을 차리느라 이마에 땀이 맺혀 있었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집을 정돈하고 음식을 준비한 사람도 마르다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예수님 곁에는, 부엌일을 거들어야 할 동생 마리아가 조용히 발치에 앉아 있었습니다. 분주한 손과 멈춰 선 마음마르다의 수고는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손님을 대접하는 일은 그 시대에 마땅히 귀하게 여겨지던 섬김이었고, 마르다는 그 일에 성실했습니다. 하지만 누가복음은 마르다가 "준비하는 일이 많아 마음이 분주하였다"고 전합니다(누가복음 10:40). 손은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마음은 자꾸만 딴 곳으로 흩어졌던 것입니.. 2026. 7. 14. 나흘째 되던 날 베다니 마을 어귀에 곡소리가 낮게 깔려 있었습니다. 나사로가 병들어 죽은 지 벌써 나흘, 무덤은 굴 입구에 큰 돌로 막혀 있고 그의 누이 마르다와 마리아는 조문객들 사이에서 눈이 붓도록 울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그렇게 의지했던 자매인데, 정작 오라버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예수님은 곧바로 오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나흘이 지나서야 도착하셨습니다. 왜 그렇게 늦으셨을까마르다는 예수님을 보자마자 이렇게 말합니다.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아니하였겠나이다"(요한복음 11:21). 원망이라기보다는, 오래 알고 지낸 사람에게만 할 수 있는 서운함이었을 것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이런 순간을 만납니다. 분명히 기도했는데, 분명히 신실하게 살았는데, 정작 필요한 순간에 하늘은 .. 2026. 7. 14. 가장 짧은 눈물 베다니 마을의 공기는 무거웠습니다. 나사로가 병들었다는 기별을 받고도 예수님은 이틀을 더 머무셨고, 그 사이 나사로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마르다와 마리아는 오라비를 무덤에 눕히고 나흘째를 맞고 있었습니다. 이미 몸에서는 냄새가 난다고 사람들이 수군거릴 만큼, 그것은 되돌릴 수 없는 죽음이었습니다. 조문객들의 곡소리가 골목을 채우던 그 마을에, 예수님이 마침내 도착하셨습니다.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마르다가 먼저 뛰어나가 예수님을 맞았습니다.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내 오라비가 죽지 아니하였겠나이다." 원망과 믿음이 뒤섞인 이 한마디에는,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품어보았을 질문이 들어 있습니다. 왜 하필 그때 안 계셨습니까. 왜 조금 더 일찍 오지 않으셨습니까. 인생의 절반을 훌쩍 넘긴 자리.. 2026. 7. 11. 돌을 옮겨라 베다니 마을 어귀에는 벌써 나흘째 곡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마르다와 마리아의 오라비 나사로가 세상을 떠난 지 나흘, 무덤 앞에는 조문객들이 무리 지어 서 있었고, 공기 중에는 옅은 부패의 냄새가 스며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수군거렸습니다. "그 사람을 그렇게 사랑하셨다더니, 왜 이렇게 늦게 오셨을까." 예수님은 나사로가 병들었다는 소식을 듣고도 이틀을 더 머무르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하셨을 때,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이미 돌로 막힌 무덤이었습니다. 마르다의 원망, 마리아의 눈물마르다는 예수님을 보자마자 말했습니다.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내 오라비가 죽지 아니하였겠나이다"(요한복음 11장 21절). 원망이라기보다는, 차마 삼키지 못한 슬픔에 가까운 말이었을 것입니다. 마리아도 .. 2026. 7. 10. 이전 1 2 3 4 5 6 7 다음